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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 터치/미슐 내물랭

창원 북면, 맛집이라 불리는 '진가네 촌국수'에서 264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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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면은 막걸리로 유명하지만 촌국수로도 유명합니다. 아주 오래된 집들이 많죠. 이곳은 진가네 촌국수입니다. 제가 북면에 가본 촌국수 집은 5~6군데가 되는데요. 멸치 맛이 강한 집도 있고, 독특한 재료로 승부를 거는 곳도 있고, 세월로 장사하는 분도 계시는데 이곳은 그중에서 일반적인 입맛에 가장 가까운 곳입니다. 호불호가 거의 없다는 뜻이겠죠?

 

매주 월요일 휴무. 영업시간: 오전 9시 ~ 오후 9시

 

진가네 촌국수. 프랜차이즈 같은데 검색해보니 아니네요.

 

입구 간판

 

 

그럼 가게로 들어가 볼까요?

 

내부

 

내부 모습입니다. 방석에 앉을 수도 있고 의자에 앉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편 자리도 넓어서 단체 손님이 와도 충분하겠네요.

 

 

 

촌국수

 

촌국수 곱빼기입니다. 국물이 아주 얼큰해 보이네요. 깨소금이 상당히 많이 뿌려져 있습니다. 고소한 향을 내려고 일부러 부수셨군요. 오 센스~ 재료들도 신선합니다.

 

 

 

 

김밥

 

국수만으로는 성이 안 차니 김밥도 하나 시켜야겠죠. 때깔(비주얼)이 아주 좋습니다. 맛도 좋은데요. 역시 깨를 가루로 만들어 주시는 센스만큼이나 재료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시군요. 많은 재료가 없는 데도 맛이 꽤 조화롭습니다. 김밥천국 등장 이후 많은 어머님들이 김밥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셨지만, 이제 대중적인 음식이 돼 버렸습니다. ㅡㅡ; 예전엔 소풍 때나 먹는 귀한 음식이었는데 말이죠. 

 

 

 

한 입

 

자.. 한 입 먹어볼까요~

국수는 어떻게? 후루룩 후루룩 면을 입안 가득 집어넣고 목이 막힐 때쯤 국물을 쫘악~ 한 모금 들이키면 게눈 감추듯 면들이 술술 넘어갑니다. 

아~~ 상상만 했는데도 입안에서 그 맛이 맴도는 것 같네요.

 

 

 

 

반찬

 

고추도 탱탱하니 신선해서 맛나고 된장에 찍으니 더 맛나고, 김치를 국수에 살짝 씻으면서 후루룩 먹어도 맛나고 이러니 북면에 국숫집이 자꾸 생기지요. 온천욕을 마치고 간편하게 먹는 국수 한 사발~ 바~로 이맛 아입니까~~!!

잘 아시다시피 북면은 온천이 유명합니다. 지팡이를 짚고 왔다가 지팡이를 버리고 간다는 물 좋은 온천입니다. 전 이걸 기어서 왔다가 지팡이 짚고 간다고 했었죠. 뭔가 말이 되는 듯 한데;;

 

 

지팡이를 버린다고? 

 

 


온천 후

 

이거 물이 장난이 아니구만~

 

 


국수에 막걸리 한 잔 후

 

기분이 기냥 날아가는구만~

 

 

 

 

 

두 입

 

자. 한 입 더 ~~~ 

후루룩 짭짭~~ ~ 죽 죽 잘도 넘어갑니다.

고추랑 한 입, 김치 올려서 한 입, 김밥도 한 입, 국물도 후루룩~

그렇게 맛난 국수는 부지불식*간에 사라집니다. 

부지불식 [不知不識] :(아니 부/알 지/알 식) 생각하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

 

 

계산서. 주문 번호가 264(이육사) 네요. ㅜㅜ

 

 

이육사 선생님의 시 한 편 감상하면서 마무리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서 강렬한 민족의식을 갖추고 있던 이육사는 일찍부터 각종 독립운동단체에 가담하여 항일투쟁의 불꽃을 피웠고, 생애 후반에는 총칼 대신 문학으로 일제에 저항했던 애국지사였습니다. 그의 호 이육사는 수형번호 264번을 의미합니다. 일본에겐 죄수번호였겠지만 그에게 264는 영광스러운 번호였나 봅니다. 본명은 이원록입니다. 이름 아호 등이 많습니다.
  1936년 8월 4일, 이육사는 요양 차 머물고 있던 경주의 옥룡사에서 쓴 시조 두 수를 시인 신석초에게 보냈습니다. 이 작품들은 평시조의 자수율을 엄격하게 지킨 전형적인 시조로서 그의 문학적 역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뵈올까 바란 마음 그 마음 지난 바램.
하루가 열흘같이 기약도 아득해라.
바라다 지친 이 넋을 잠재울까 하노라.                      <다음 백과>

그토록 보고 싶었던 바람은 어느새 지쳐서 오래된 색처럼 바래졌습니다. 하루가 열흘같이 애타는 마음과 덧없는 기약은 아득히 멀기만 하고, 그렇게 지친 넋을 애써 오늘도 잠재우려 하고 있습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광복을 고작 1년 앞둔 어느 날 그는 베이징의 일본영사관 감옥에서 끝내 순국합니다.

 

기분 좋게 먹고 계산서 번호를 보다가 갑자기 슬퍼진 날입니다. 퇴계 이황의 후손인 이육사는 대대로 내려오는 안동국수인 건진국수를 먹으면서 자랐습니다. 위의 국수처럼 호박 위에다가 깨를 듬뿍 뿌려주지요. 그를 이곳에서 만난다면 북면온천에서 등도 밀어드리고 정성스럽게 빚은 막걸리에 따뜻한 북면 국수도 한 그릇 대접해 드리고 싶네요.

 

어떠신가요. 선생님.

선생님이 지켜주신 덕분에 오늘도 맛있게 만들어 먹는 국수입니다.

안동의 건진국수만큼이나 시원하시지요?

 

독립운동가. 이육사

 

그래요. 아주 맛있네요. 부디 서로 나누면서 배곯는 사람이 없도록 챙겨주세요.

마치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맛      : ★☆ (딱 더도 덜도 아닌 전형적인 국수 맛입니다. 멸치 육수가 강하지 않아서 괜찮네요.)

청결도:  (제가 앉은 식탁 위는 조금 아쉽네요. 낡아서 그런 느낌도 있고.)

서비스: ☆ (국숫집이 뭐 특별한 건 없습니다.)

분위기: ☆ (이런 분위기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죠. 오래된 전통찻집 느낌도 납니다.)

주차   :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어서 편합니다.)

양      : ☆ (북면은 온천지구로 가격이 높은 외식업체가 많습니다. 물론 오래된 옛날 가게들은 낮은 곳도 있습니다. 국수가 5천 원이면 오래된 국숫집에 비해선 높습니다. 국수 말고 콩국수, 소고기국밥 드셔도 됩니다. 제가 가는 국숫집 중 하나로 등록해도 될 것 같습니다.)

 

 

 

'내로라하다'가 부여한 총점은 3.3점입니다.

 

총점 부여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별 5개 : 오로지 이것을 먹기 위해 여행가야 할 곳입니다.

별 4개 : 여행지라면 추가해야 할 곳입니다.

별 3개 : 근처에 있다면 가도 좋을 곳입니다.

별 2개 : 업계의 평균 맛을 유지합니다.

별 1개 : 그럭저럭.. 먹을만합니다.

 

지금까지 '내로라하다'의 미슐랭.

'내물랭'이었습니다.

 

 

 

건진국수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건진국수는 한국의 전통 요리이다. 경상북도 안동의 양반가에서 여름철에 손님 접대에 많이 올리는 명물 향토 음식으로 칼국수와 유사하다.[1] 밀가루에 콩가루를 섞어 국수 면을 만들고, 이것을 건져 장국을 부어 만든다. 만수무강을 비는 음식이라는 뜻을 지닌 건진국수는 당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었기에 귀빈들에게 대접하던 음식이었다.[2] 이칭으로는 안동손국수, 또는 안동칼국수라고 하며 안동 지방 방언으로 국수를 ‘국시’라고

ko.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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