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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의 품격/리더의 서재

회장님의 글쓰기 1/3 -강원국 . 메디치미디어(글로 먹고 산 세월, 날로 먹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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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 먹고 산 세월, 날로 먹지 않았다. 글쓰기 필살기는 독서, 토론, 학습, 관찰

 

 "너 베스트셀러 작가도 되고...... 잘 나간다며?"

 

 출판사 오기 직전까지 다니던 회사의 회장 전화다. 그럴 줄 몰랐다는, 뜻밖이라는 소리다.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정말 운이 좋았다. 돌아보면 글 쓰는 일로 잘 먹고 잘 살았다. 글을 써서 25년간 월급 받고 살았고, 지금은 이곳저곳에서 글쓰기 강의도 한다. 과분한 호사다. 내게도 염치란 게 있을 터, 누군가 "당신이 글에 대해 뭘 알아?"라고 물으면 "나도 이 정도는 노력했다."라고 대답할 말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독서와 토론과 학습과 관찰이다. 

 

 첫째, 독서다. 쇼펜하우어가 그랬다. 독서는 다른 사람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사색의 대용품이 독서라고 했다. 나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았다. 하지만 책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환경에서 성장했다. 초등학교 때 아버님께서 사주신 제목 미상의 글짓기 책 한 권을 닳도록 읽었다. 독후감, 일기 등 종류별로 잘 쓴 글을 모은 책이었다. 덕분에 글짓기 대회가 기다려졌다. 중고교 때는 시인이었던 이모부 댁과 대형서점을 했던 사촌 형 집에서 한두 해씩 살았다. _65

 

 둘째, 토론이다. <100분 토론> 같은 거창한 토론이 아니다. 수다도 좋다. 사람은 말하면서 생각한다. 들으면서 생각이 난다. 토론은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키운다. 설득력을 키우는 데도 토론이 최고다. 대학 다닐 때 거의 매일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학교 건너편 관악산 입구에서 파전에 막걸리를 마셨다. 술이 얼큰해지면 예외 없이 신림 사거리로 진출했다. 격렬한 토론과 논쟁이 이어졌다. 어떤 때는 내가 언제 이런 생각을 했었나 싶은 말이 튀어나와 스스로 놀랐다. 내가 밀렸다 싶은 날은 집에 가서 칼을 갈았다. 얘깃거리를 준비하고, 다음날 술자리에서 먼저 얘기를 꺼냈다. 그러는 사이 나도 모르게 생각하는 힘이 커졌다. 

 

 셋째, 학습이다. 수업은 등한시했다. 대신, 요즘 고등학교에서 유행하는 자기 주도 학습을 했다. 세미나와 심포지엄을 구석구석 찾아다녔다. 거의 매일 학내 시위를 참관(?)했다. 대자보를 보면서 공부했다. 종교 행사도 기웃거렸다. "도를 아시느냐?"라고 물으면 어디서 배울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아르바이트하며 체험 학습을 했다. 무식에서 탈피하기 위해서 애썼다. 하나라도 더 아는 것이 즐거웠다. 나중에 보니 이 모두가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자양분이었다.

 

 넷째, 관찰이다. 엄밀히 말하면 사람과 사물, 사안에 관한 관심이다. 관심이 없으면 보이지 않는다. 문제의식을 갖고, 따뜻한 눈으로 봐야 보인다. 보이면 생각하기 시작한다. 관심이 생각의 출발점이다. 나는 사람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유심히 관찰한다. 신문 부음에 관심이 가는 것도 그런 연유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부음을 열심히 본다. 

 

 술을 마시면서도 옆자리 얘기가 궁금하다. 그 사람들 얘기 듣는 데 정신이 팔린다. 이 때문에 아내에게 자주 핀잔을 듣는다. 길을 걷다가 50대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혼자 편의점에 앉아 퍽퍽하게 '보름달' 빵을 먹고 있는 남자다. 그는 왜 이 시간에 저기 앉아 빵을 먹고 있을까. 초점 없는 눈동자가 슬프다. 눈물이 핑 돈다. 글을 잘 쓰려면 잘 들여다봐야 한다. 

 

 글쓰기는 생각 쓰기다. 생각은 사색과 성찰을 통해 저절로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경험의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독서와 토론, 학습, 관찰이 필요하다. 누군가 글을 잘 쓰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물으면, 나는 늘 이 네 가지를 강조한다. 독서, 토론, 학습, 관찰 그리고 한 가지 더, 습작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나름 준비를 많이 했다. 거저 주어진 글쓰기 25년은 아니었다. 내 인생 날로 먹지 않았다. _67

 

 

 작가 지망생들이 하는 필사도 그렇고, '공부머리 독서법'에서도 쓰는 것의 중요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체화된다는 건 아주 무서운 것이죠. 좋은 책들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이 또한 체화의 일종이겠죠.^^ 블로그를 정성스럽게 남기시는 블로거 분들 또한 훌륭한 습작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글을 본 이후 남은 하루는 마법처럼 모든 게 해결되고, 아주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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