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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의 품격/예술의 경계

맛산 갤러리 온전히 즐기기 <조정아 이근은 개인 전시회> 4.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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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산 갤러리 조정아 이근은 개인 전시회 

COLOR BATH 조정아 9회 개인전. 제1전시실 / 아버지를 기억하다 이근은. 제2전시실

 

오늘 함께할 노래는 ABBA의 '안단테'입니다.

 

함께 걷던 길

 

제주 일기. 2018. 가을

 

다 카포(da capo)

다 카포(da capo)는 연주에서 '처음부터'라는 뜻으로 D.C.로 약기하여 나타내며, 이 표부터 처음으로 돌아가라는 뜻이다. (페르마타) 표가 붙은 겹세로줄 또는 Fine(피네)까지 연주한다. 기악곡에서는 흔히 스케르초나 미뉴엣의 트리오 끝에 표시된다. 그 경우에 되풀이한 후의 스케르초나 미뉴엣 가운데의 되풀이는 보통 생략된다.(두산백과)

위키백과

 

 

 

e la vita

e la vita bella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뜻을 가진 말에 bella가 빠져있으니 인생은, 인생이란... 이런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까?

눈 덮인 동백꽃 두 개를 보니 시련을 견디면서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안단테(Andante)는 음악의 빠르기를 나타내는 말로 "천천히 걷는 빠르기로"란 뜻이다.

전시된 작품에서 연상되는 낱말들은 꽃, 길, 인생, 제주, 가을, 배낭, 눈, 빛, 선인장, 함께, 처음부터, 천천히 등이 떠오른다. 제주의 아름다운 가을과 꽃, 누군가와 함께 천천히 걷는 길, 인생의 시련도 잔잔한 설렘으로 다가온다. 

늘 그렇듯이 낱낱의 작품들은 모여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또 실없이 모든 그림을 소유하고픈 욕구가 꿈틀거리나 보다.

 

 

아버지를 기억하다. 이근은 

2020.4.30.~5.31. (맛산 갤러리. 매주 월 휴관)

 

맛산 갤러리 제2전시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 순환로 109 가포 브라운핸즈

李林淑 1932~2019 포도 잎사귀 사이로 빛 조각들이 우수수 쏟아졌다. 하얗고 보들보들한 작은 손에서 방아깨비가 요람을 탄다. 기쁨이 찬 순간을 에워싸고 있는 것은 아버지의 커다란 모습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첫 모습은 그렇게 빛으로 다가온 듯하다.

2019.5.17.12.40 분 찬송을 부르는 동안 숨소리가 희미해져 멈추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는 함안 대사리에서 1932년 출생했다. 마을의 이름처럼 큰절 있던 곳에 집안이 있었다. 9살 때 신문물을 접했던 할아버지를 따라 고향을 떠나 부산에서 중학교를 다닌다. 해방 후 부산에서 다시 고향으로 왔을 땐 가세가 기울어 힘든 상황이었다. 1·4 후퇴 이후 진해에 정착한 그즈음 신앙 문제로 할아버지와의 갈등이 트라우마가 되어 할아버지께 쫓기는 꿈결에 찬송을 부르시곤 하셨다.

아버지는 늘 내게 마음속으로 얘기하셨을 것이다.

"빛을 잃지 말아야 한다."

어둠 속에서 빛이 새어 나온다. 상처는 남았지만 그 희미한 빛이라도 쫓아가면 빛이 있으니까 빛을 따라 찬송을 부른다. 광야의 생은 돌베개처럼 불편하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돌덩이를 베고 누워 천사를 만나는 꿈을 꾸신다. 

작가 프로필

개인전 13회, 부스 개인전 9회. E-mail : gunun@hanmail.net / c.p 011-구삼이삼-8297

 

작가분의 아버님은 많은 역경 속에서 생을 이어가셨지만 행복하셨던 분 같기도 하다. 이렇게 마음을 알아주고 기억해주는 아들이 있으니 말이다.   

 

아버지의 잠 Ⅱ. 21 x 14. 종이에 연필. 2000

 

아버지의 잠 Ⅱ. 21 x 14. 종이에 연필. 2000

주무시는 아버지의 얼굴에서 내 모습이 언뜻 비친다.

 

아버지 바라보다. 19 x 19. 종이에 연필. 1998

 

왼손과 왼손이 있다. 

 

장미꽃과 아버지. 10호 F. 캔버스에 유채. 2008~2020

 

아버지의 슬픔. 33 x 26. 종이에 연필. 2006

마치 백열등이 빛나듯 표현한 아버지의 슬픔이다. 형광등은 처음 켤 때만 에너지가 많이 들지만 백열등은 켠 순간부터 꺼질 때까지 꾸준하게 에너지가 소모된다. 아버지의 sorrow(슬픔)란... 형광등보다는 약하지만 백열전구처럼 지극한 것인가...

 

아버지의 꿈
아버지의 꿈. 24 x 24. 캔버스에 유채. 2020

 

천국 가는 길. 80호 p. 캔버스에 유채. 2019

꿈속에서 만나던 천사를 만나러 가시나보다. 가시는 길 잠시 쉬어 가시라고 나무 곁에 의자를 놓아두신 따스한 마음이 전해진다. 

 

가족의 시작. 20 F. 캔버스에 유채. 2020

백인, 황인, 흑인 그리고 동물들도 보인다. 가족의 의미가 새삼스럽다.

 

토기장이-가족의 시작. 91.0 x 116.5. 캔버스에 유채. 2017

 

열심히 토기를 굽고 계시는 두 분이 이미 토기의 색을 닮아있다. 귀여운 동물들도 궁금한지 열심히 관찰 중이다.

맛산 갤러리에서 작품 감상을 하고난 뒤, 바로 옆 브라운 핸즈 커피점 야외 식탁에 앉아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지난 추억을 상기하기에 제격이다.

이번에는 느림의 미학, 천천히 함께 함의 의미 그리고 아버지와의 추억을 나눌 시간이 주어졌다. 

그런 따스함과 설렘을 느끼시고픈 분이라면

5월이 가기 전 이곳 '맛산 갤러리'에 들르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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