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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의 품격/예술의 경계

창동 금강미술관. 고·근대 서화전. 이소정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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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 금강미술관 고·근대 서화(글,그림)전, 이소정전입니다. 

일시 : 2019.12.15 - 2020.1.15. 13:00~20:00(매주 월요일, 설·추석 휴관
장소 : 경남 창원 마산 창동 금강미술관

 

 

고·근대 서화전

 


 오늘은 선조들의 글과 그림을 감상하며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저랑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떠나볼까요? ^^

김기창(운보) 嘉日(아름다운 날 정도로 해석). 비단에 수묵채색. 69*138. 1980

산세가 범상치 않습니다. 마치 금강의 기세가 느껴지는군요. 노송과 흐르는 개울물을 지나 산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야호

큰 산이라 이런 멋진 호랑이도 만날 수도 있겠습니다. 

박봉수(지홍) 잉어. 명주에 수묵. 48*100

물에는 잉어들이 노닐고 있군요. 정적인 단색이지만 물의 파장으로 동적이 되며, 한획으로 그려낸 듯한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김은호(이당) 신선도. 비단에 채색. 47*89

노송 아래에는 신선이 한 분 계시는군요.


"저기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어디로 가야 좋은 경치를 볼 수 있을까요?"

"허허 보려하면 보이는 게 호경(好景)이라오." 

박익준(시경) 산경. 한지에 수묵담채 31*126

우문현답(愚問賢答)이군요. 그리고 돌아보니 모든 게 다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멀리서 봐도

 

이남호(금추) 웅씨사계. 한지에 수묵담채. 30.5*126

가까이에서 봐도 

이상범(청천) 독가촌. 한지에 수묵담채. 34*128

곁에서 보아도

 

김양호. 지리산 소견. 61.5*220

깊이를 알 수 없을만큼 아름답군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시절의 산은 이렇게 원초적인 아름다움이 있었군요. 산이 그림이고 그림이 산입니다. 눈에 담질 못하니 그림으로 남기나 봅니다.

 

유유자적하고픈 곳입니다.


"아직 잘 따라오고 계시죠? 산은 날이 빠리 저무니 배를 좀 얻어타야겠습니다."

"저기! 해도 기우는데 저희 좀 태워주십시오."

 

유삼규(소제) 인왕산 호랑이. 비단에 수묵채색. 73*189.5

달이 뜨면 깊은 산속은 위험합니다. 야심한 밤에는 호랑이들이 돌아다니거든요.

 

아이고 무섭습니다.


"자아! 어디서 온 뉘신지 모르겠지만 얼른 배에 타시구려."

"아네, 정말 감사합니다." (십년감수 했네요. ㅎ;)

가는 길에 뱃사공께서 시 한 수 읊어주신다네요.^^

경석도인. 송작고사도. 한지에 수묵담채. 127*54

"십년을 경영하여 초려삼간 지어내니,

나 한 간 달 한 간에 청풍 한 간 맡겨두고,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아이고 제가 송순 옹을 몰라뵀습니다. 여기가 담양의 면앙정인가 봅니다.

 

박승무(심향). 산수도. 한지에 수묵담채. 127*31

감개(感槪)가 무량(無量)합니다. 

미상. 십이보살도. 종이에 채색. 30.5*126

여기에선 종교도

김경원(탄월) 매화와 참새. 한지에 수묵채색. 124*32

지조도

최우석(정제). 신선도. 비단에 수묵채색. 122*31

속세도

변관식(소정). 성월경. 한지에 수묵담채. 126*36

다 던져 두어도 되겠군요.

장욱진. 佛169/300. 34*55. 1983

내가 자연이고, 자연이 곧 부처아니겠습니까.

 

어느새 타임머신은 백 년 전 과거로 왔습니다. 

세종대왕의 어필이 보입니다.

세종대왕 어필. 88*50

"家傳忠孝世守仁敬" : 집에서는 충효를 전하고 세상에서는 인경을 지키라.(대왕께서 친히 효정공에게 내리신 어필로서 한글어문 창제 491년 여에 발견된 유일의 어필. 서울특별시 구로구 전의 이씨 문중에서 소장하고 있는 족보에서 발견)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함을 가정에서 가르치고, 세상에 나와서는 어질게 살고 모두를 공경하라."고 전하셨네요.

세종대왕이 친히 남기신 글을 눈으로 찬찬히 따라 써봅니다. 절묘하게 꺾이는 필력을 감히 흉내내진 못하겠습니다.

 

훌쩍 462년이 흘러 어필 발견 30년 전인 1905년으로 왔습니다. 세종대왕의 뜻을 이어받지 못했으니 아래와 같은 글을 만났겠지요.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비판한 '시일야방성대곡('이 날, 목 놓아 통곡하노라')'입니다.

시일야방성대곡. 이날을 목 놓아 크게 우노라. 위암 장지연 사설

 지난 번 이등 후작이 내한 했을 때에 어리석은 우리 인민들은 서로 말하기를,

"후작은 평소 동양삼국에 정족(鼎足: 세 발 달린 솥의 발, 세 사람이나 세 세력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 것) 안녕을 주선하겠노라 자처하던 사람인지라 오늘 내한함이 필경은 우리나라의 독립을 공고히 부식케 할 방책을 권고키 위한 것이리라."

 하며 인천항에서 서울에 이르기까지 관민상하가 환영하며 마지 않았다. 그러나 천하 일 가운데 예측키 어려운 일도 많도다. 천만 꿈밖에 5조약이 어찌하여 제출되었는가? 이 조약은 비단 우리 한국뿐만아니라 동양 삼국이 분열을 빚어낼 조짐인 즉, 그렇다면 이등후작의 본뜻이 어디에 있었던가? 그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대황제 폐하의 성의가 강경하여 거절하기를 마다하지 않았으니 조약이 성립되지 않은 것인 줄 이등 후작 스스로도 잘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슬프도다. 저 개 돼지만도 못한 소위 우리 정부의 대신이란 자들은 자기 일신의 영달과 이익이나 바라면서 위협에 겁먹어 머뭇대거나 벌벌 떨며 나라를 팔아먹는 도적이 되기를 감수했던 것이다. 아! 4천 년의 강토와 5백 년의 사직을 남에게 들어바치고, 2천만 생령(살아 있는 일반 국민)들로 하여금 남의 노예 되게 하였으니, 저 개 돼지보다 못한 외무대신 박제순과 각 대신들이야 깊이 꾸짖을 것도 없다. 하지만 명색이 참정 대신이란 자는 정부의 수석임에도 단지 부(否)자로서 책임을 면하여 이름거리나 장만하려 했더란 말이냐.

 김청음처럼 통곡하여 문서를 찢지도 못했고, 정동계처럼 배를 가르지도 못해 그저 살아남고자 했으니 그 무슨 면목으로 강경하신 황제폐하를 뵈올 것이며, 그 무슨 면목으로 천만 동포와 얼굴을 맞댈 것인가. 아! 원통한지고, 아! 분한지고, 우리 2천만 동포여, 노예 된 동포여! 살았는가, 죽었는가! 단군, 기자 이래 4천 년 국민 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 망하고 말 것인가. 윈통하고 원통하다. 동포여! 동포여! <황성신문. 2101호. 1905.11.20.>

을씨년스러웠던 그때를 잊지말아야겠습니다.

 

'을씨년스럽다'의 어원은 '을사년스럽다'?

을사오적을 아시나요? 을사오적은 '을사년에 나라를 팔아먹은 도적놈'이란 뜻입니다. 외부 대신 박재순, 내부 대신 이지용, 군부 대신 이근택, 학부 대신 이완용, 농상공부 대신 권중현입니다. 우리나라는 1905년..

btouch.tistory.com

강산은 10년이면 변한다는데, 사람은 변하지 않나 봅니다. 목놓아 울고싶은 심정은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을까요? 2020년 경자년에는 좋은 기운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다시 BC.70년 경으로 거슬러 올라 고구려의 주몽을 만납니다. 54세를 살다가신 세종대왕과 40세를 살다가신 동명왕을 보면 임금의 자리가 녹록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미상. 고구려 동명왕 비문. 탁본. 55*170

 

고구려까지 순식간에 다녀왔습니다. 이제 현재로 돌아와서 2층으로 올라가보겠습니다.

 

 

이소정 전 Ourselves or Myself

 

| Atist's Note

 하나의 화폭은 각각의 오브제로 채워진다. 채색도, 표현도, 느낌도 다르지만 각자 가진 온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완성작으로 태어날 때, 전혀 관련없이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서로에게 필수 불가결한 존재임을 이야기한다. 어쩌면 이는 나와 가장 맞닿아있는 이야기이다. 

다른 것들이지만 연결된 존재. Ourselves or Myself 와도 연결되는 말 같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죠.

| Profile

개인전 16회, 부스전 및 아트페어 14회, 주요 해외전 25여 회(LA, 오사카, 도쿄, 파리, 싱가폴, 상하이, 칭따오, 시카고, 마닐라, 하노이, 북경, 인도, 베트남, 캐나다 등), 주요 단체전 및 그룹전 200여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 비구상부문 입상 / 경상남도 미술대전 특성, 입선 입상 / 성산미술대전 입상 / 3.15 미술대전 특성, 입선 입상 / 대한민국 신미술대전 대상 / 대한민국 100인 작가 선정전 대상 / 해외교류(일본, 프랑스, 한국) / 네오나르드 전 일본 오가끼 시장상 수상

한국 미술협회 회원 / 마산 미술협회 이사 / 해외교류 CREART회 회원 / 경남여성작가회 회원 / 가톨릭미술인협회 회원 / Asian Art Academy 정회원 / 부산국제아트페어 초대작가 / 뭄바이 비엔날레 초대작가 / 첸나이 비엔날레 초대작가 

 

멀리서 보면 추상화 같지만 가까이 가보면 따뜻한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숨어 있습니다. 천천히 느껴보세요.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들이 떠오르시나요.

 

김재환. 설악산 천불동 계곡. 한지에 수묵담채. 67*130

 

어떤가요?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며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

마산 창동 금강 미술관으로 출발하세요.

그림은 우리의 삶이자 위안입니다.

일상에 지치고 무료할 때쯤 가까이에서 떠나는 여행,

금강 미술관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지금까지 '내로라하다'와 함께 한 시간 여행

'내가다못전하는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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