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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의 꿈. "전 엄마가 원하는 하버드 나와서 미용사가 될래요."

2025. 10. 15. 16:46♤ 리더의 품격/리더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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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유정임




기대가 들어맞았다. 만화로 된 수학이라 걱정했지만, 좋아하는 만화책이니 몇 번씩 반복해 보면서 그 곳에 나오는 수학공식은 기가 막히게 암기했다.

가르치기 전에, 무엇을 주입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먼저 질문하자. 그것이 꿈이나 진로가 아닐지라도 먼저 물어보자. 단순한 수학 문제 를 풀다가 막혔을 때도 물어보면 해결된다.

"이렇게 풀면 되잖아. 이렇게 쉬운 방법을 몰랐어?"라고 정답을 가르쳐주기 전에 "어느 부분이 어려운데? 어디에서 안 풀려?"라고 물어야 한다. 시간이 걸려도 참아야 한다. 시간과의 싸움만큼 아이는 성취감을 얻어간다. 물어야 이유를 생각하고 결국 이해하면 납득한다. 공부는 이유가 납득되어야 몰입할 수 있다. 스스로 납득하면 몰입은 순식간이다. 성적도 그때 확 오른다.

이오덕 동요제에서 화제가 되었던 <여덟 살의 꿈>이라는 노래는 많은 어른들을 반성하게 했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불렀다는 노래에 많은 어른들이 부끄러움을 느꼈을 것이다. 가사는 '공부로 유명한 초, 중, 고를 거쳐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후 자신의 진짜 꿈인 미용사가 될 거다'라는 내용이다. 노래는 어른들이 가르치려 들지 않은 '진짜 아이의 꿈'을 얘기하고 있다.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중학교에 진학한 딸이 수학을 잘해서 시 영재원에 들어갔다며 자랑거리가 넘쳐나던 후배였다. 그런데 기대에 찼던 아이가 수업시간이면 머리카락을 잡아 뽑는다고 했다. 원형탈모도 문제였지만 상처가 큰 듯했다. 어렵게 말을 꺼낸 후배의 마음이 이해되고도 남았다.

"잘 아는 소아정신과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

착 가라앉은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편치 않다.

"영재원에 안 가도 된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자기가 꼭 가고 싶다더니 스트레스 받나 봐요. 아이를 좀 치료해야 될 거 같아요."

마음 아프지만 냉정하게 한마디를 보탰다.

"영재원 안 가도 된다고 말한 거, 그거 진심이었어? 가지 말라고 해도 아이가 꼭 갈 거라고 믿었던 거 아니야? 진심으로 안 가도 된다고 생각한 거야?"

후배는 말이 없다. 묵묵부답으로 몇 초가 지나고 후배의 입에서 긴 한숨이 터져 나왔다. 나는 다시 따뜻한 충고를 보탰다.

"아이들이 모를 거 같아? 더 잘 알아. 부모들 표정 보면 눈치채거든. 영재원 붙었다고 그렇게 좋아하는 부모를 실망시킬 수 없어서 가겠다고 한 건지 정말 좋아서 간 건지 우리는 알 수 없지. 아이를 치료하겠다고? 아이에게만 문제 있는거 같아서? 부모도 같이 가서 상담해, 정작 부모가 변해야 아이도 변해!"



진심은 통한다고 했다.
그러나 부모의 진심이 아이의 진심을 묵살해선 안 된다.
타고난 성향은 아이들마다 다르지만, 부모와 자식도 다르다는 걸 인지하고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성향이 다른 사람에게 억지로 맞추는 건 무척 힘든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해서 고통을 덜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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