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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의 품격/오늘의 시사

시벨롬. 이땅에 악플러들을 양산시킨 대한민국 모두에게 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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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쥬르~ 

 

 오늘은 왠지 불어로 인사하고픈 날이네요. 가끔 그럴 때가 있지 않나요? 이런 나라에 살고 있는 내가 싫고 미워질 때 말입니다. 무엇보다 성과 사랑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눈다는 프랑스인들의 낭만이 부러워 불어로 인사를 해봤습니다. 어른이 되고 난 뒤에 들리는 이야기는 왜 그렇게 재미도 없고 안타까운 것들이 많은지요. 아니면 이제사 세상을 온전히 마주하고 있는 걸까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더니 그말이 새삼 섬뜩하게 다가오는 날입니다.

 어제는 평소 악플에 시달리며 우울증을 앓던 '설리(최진리)'라는 가수분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연예인과 같은 공인은 얻는 게 많은 대신 견뎌야할 무게와 막중한 책임감이 뒤따릅니다. 그러므로 평소 언행을 신경쓰지 않으면 많은 악플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미성숙한 사람이 참 많습니다. 아니 어쩌면 '미성숙'이라는 낱말이 우리 인간을 대변하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미숙한 사람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人'이라는 글자는 두 사람이 서로 기대어 선 모습을 형상화한 한자어입니다. 혼자서는 살 수가 없는 것이 사람이란 의미겠지요. 

 어느날 누군가가 미숙한 언행을 자꾸 일삼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와 뜻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니까 욕하고 인신 공격을 일삼으면서 그 사람이 사라지길 바라야 할까요? 아니면 그 사람과 다른 나의 생각을 전하고, 논쟁하고 토론하며 서로의 생각을 조율하며 살아야 할까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틀린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으르렁거리며 싸우기 바쁩니다. 총만 없다 뿐이지 죽일듯 달려들기도 합니다. 그들은 교육을 받지 않아서 무지한 사람들인가요? 아니요. 다들 정상정인 교육을 받았고, 심지어는 지성의 전당이라 불리는 대학까지 나온 엘리트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에겐 나와 다른 생각, 논쟁, 토론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바칼로레아'라고 아시나요?

 바칼로레아[Baccalaureate]는 1808년 나폴레옹 때 시작되어 200년이 넘은 대입자격시험으로 프랑스의 대학진학을 위한 관문입니다. 논술 및 철학을 필수로 하는 프랑스의 대학 입학 자격시험으로 우리나라의 수학 능력 시험, 영국의 A-Level, 미국의 SAT, 아일랜드의 Leaving Certificate, 오스트레일리아의 Higher School Certificate, 독일의 Abitur 정도의 중요한 시험입니다.

 여러 과목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과목인 철학 시험 논제는 4시간 동안 3개 주제 중 1개를 선택해 논문 형태로 작성해야 하는 것으로, 프랑스 지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인식되고 있으며 교수가 아닌 현직 교사가 출제하는 절대평가 문제입니다.

 이 철학 시험 문제는 항상 사회적 이슈가 되어 시험이 끝난 뒤에는 각 언론매체나 사회단체들은 유명인사와 일반 시민들을 모아놓고 각종 토론회를 열 정도로 국민적 관심사입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지인과 식사를 할 때도, 심지어는 택시 안에서 기사와도 바칼로레아에 출제된 문제를 가지고 열띤 토론을 벌입니다. 지성인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 같습니다. (참고: 위키백과, 다음 사전, 네이버 사전)

 

 지금까지 어떤 문제가 출제 되었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여러분도 지인들과 한번 풀어 보시기 바랍니다.

 

 프랑스 대입 바칼로레아 문제 중 일부입니다.

-시간을 피하는 것은 가능한가? 
-예술작품을 설명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문화의 다양성이 인류의 통일성을 방해하는가? 
-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자유를 포기하는 것인가?
-윤리는 정치의 최선인가? 
-노동이 인간을 구분하는가? 
-라이프니츠의 <데카르트의 원리에 관한 일반론> 논평 읽고 평하기    -2019년 출제

 

단원별 문제입니다.

1장. 인간

1.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2. 꿈은 필요한가? 3.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을까? 4. 지금의 나는 내 과거의 총합인가? 5. 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포되어 있는가? 6. 사랑이 의무일 수 있는가? 7. 행복은 단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인가? 8. 타인을 존경한다는 것은 일체의 열정을 배제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9. 죽음은 인간에게서 일체의 존재 의미를 박탈해 가는가? 10.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 11. 행복은 인간에게 도달 불가능한 것인가?

2장. 인간과학

1. 우리가 하고 있는 말에는 우리 자신이 의식하고 있는 것만이 담기는가? 2. 철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3. 철학자는 과학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4. 역사가는 객관적일 수 있는가? 5. 역사학자가 기억력에만 의존해도 좋은가? 6. 역사는 인간에게 오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에 의해 오는 것인가? 7. 감각을 믿을 수 있는가? 8. 재화만이 교환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9. 인문학은 인간을 예견 가능한 존재로 파악하는가? 10. 인류가 한 가지 언어만을 말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3장. 예술

1. 예술 작품은 반드시 아름다운가? 2. 예술 없이 아름다움에 대해 말할 수 있는가? 3. 예술 작품의 복제는 그 작품에 해를 끼치는 일인가? 4. 예술 작품은 모두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가? 5. 예술이 인간과 현실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4장. 과학

1. 생물학적 지식은 일체의 유기체를 기계로만 여기기를 요구하는가? 2. 우리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3. 계산, 그것은 사유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4. 무의식에 대한 과학은 가능한가? 5. 오류는 진리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6. 이론의 가치는 실제적 효용 가치에 따라 가늠되는가? 7. 과학의 용도는 어디에 있는가? 8. 현실이 수학적 법칙을 따른다고 할 수 있는가? 9. 기술이 인간 조건을 바꿀 수 있는가? 10. 지식은 종교적인 것이든 비종교적인 것이든 일체의 믿음을 배제하는가? 11. 자연을 모델로 삼는 것이 어느 분야에 가장 적합한가?

5장. 정치와 권리

1. 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2. 자유는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싸워서 획득해야 하는 것인가? 3. 법에 복종하지 않는 행동도 이성적인 행동일 수 있을까? 4. 여론이 정권을 이끌 수 있는가? 5. 의무를 다하지 않고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가? 6. 노동은 욕구 충족의 수단에 불과한가? 7. 정의의 요구와 자유의 요구는 구별될 수 있는가? 8. 노동은 도덕적 가치를 지니는가? 9. 자유를 두려워 해야하나? 10. 유토피아는 한낱 꿈에 불과한가? 11. 국가는 개인의 적인가? 12. 어디에서 정신의 자유를 알아차릴 수 있나? 13. 권력 남용은 불가피한 것인가? 14. 다름은 곧 불평등을 의미하는 것인가? 15. 노동은 종속적일 따름인가? 16. 평화와 불의가 함께 갈 수 있나?

6장. 윤리

1.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반드시 자신의 욕망과 싸운다는 것을 뜻하는가? 2. 우리는 ‘좋다’고 하는 것만을 바라는가? 3. 의무를 다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4. 무엇을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하는가? 5.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것에도 가치가 존재하는가? 6. 무엇이 내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말해주는가? 7. 우리는 정념(passion)을 찬양할 수 있는가? 8. 종교적 믿음을 가지는 것은 이성을 포기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출처: http://www.skkulove.com)

 

 객관식으로 출제되는 대학 수능 문제의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답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오답인 것이죠. 
 어떤가요? 여러분들은 지인을 만나면 무슨 대화를 나누시나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토론을 하시나요? 아니면 싸우시나요? 우리는 언제쯤 저런 주제를 가지고 택시 기사분과도 얘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이 자유로운 인터넷 세상에서 조차 고립되어버린 토론의 장...
 한국과 선진국의 중산층의 의미는 다들 잘 아실겁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나타나는 문제들도 잘 아실겁니다. 그 실체가 바로 어제 '조국'과 '설리'를 통해서도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아직도 모른척 하십니까 국민여러분!
 더이상 자본주의의 숫자 놀음에만 빠져서 소중한 내 가족들, 주민들, 시민들, 국민들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배척하고 살면 떵떵거리고 잘 살 수 있으리란 착각에서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그립습니다. 그게 무엇이든 누구든지 간에 다들 먼저 예의를 지켜서 대해주세요. 
 요즘은 이웃이 겁나고 사람이 무섭습니다. 앞집 순이네 뒷집 철이네 수저 개수도 다 알 정도로 숨김없이 터놓고 지내던 어린 시절이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오늘입니다.
 
추신.
글을 쓰시는 작가분들은 보통 호라는 걸 가지고 있으시죠?  

저는 예전부터 악플러 작가?들께 붙여주고 싶었던 호가 하나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전해야 할 것 같아서 여기에 올립니다. 
제가 악플러에게 붙여주고픈 호는 바로 `꽃미남`입니다.
악플러=꽃미남. 이상한가요?
그래도 앞으로는 이렇게 꼭 불러주셨으면 합니다. 

대신 불어로 불러주시기 바랍니다.
불어를 잘 모르시는 분을 위해 제가 아래에 한글 표기를 해두겠습니다.
 
끝으로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 앞으로 남은 인생은 '사람 인' 처럼 다정하게 어우러져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꽃미남의 프랑스어는 바로 '시벨롬'입니다.
 

 
실제로는 잘 쓰이지 않는 문어체적 표현이랍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정말 예쁜 남자(악플러)는 누구야?'를 불어로 하면...
 

시: 그토록

벨: 아름다운

옴므: 남자

세키: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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