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마산 '석전 시장'입니다.
노부부가 운영하시는 깔끔한 분식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묵도 떡볶이도 추억어린 옛날맛이네요. 맛보단 추억을 먹는 곳입니다.
마치 오래된 앨범을 펼친 기분입니다.
그릇들도 참 옛날 무늬에 그때 그 모양이네요. 일회용이 아니라서 좋고 어린 시절이 떠올라서 좋았습니다. 어릴적 100원 내고 아주머니 몰래 떡볶이 똥가리* 난 거 집어먹던 시절 ㅋㅋ.
*똥가리는 동강이의 사투리로 물건이 짤막하게 잘라지거나 쓰다 남아 작게 된 부분을 말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주인 아주머니는 알고 계셨던 듯합니다. 어린 놈이 조막만한 손으로 고작 떡볶이 두 개 값만 내고 자꾸만 입을 오물거리고 있으니 의심스럽지 않았겠습니까? ㅎㅎ 아마도 하나더 먹으라고 일부러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해주셨겠지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추억의 장소는 회산다리라는 곳이었습니다. 큰누나가 퇴근할 때, 버스정류장에 기다리고 있으면 사주던 냄비 우동이 어찌나 맛나던지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합니다. ^^
근데 그날은 누나가 나를 못 봤는지 제앞을 그냥 지나쳐가길래 뛰어가면서 "누~나~~~" 하고 불렀습니다. 계속 불러도 주위 사람들만 쳐다볼 뿐 누나는 앞만 보고 가더군요. 그래서 팔을 치면서 "누나"하고 부르자.
누나가 돌아서는데
헉.. 누나의 수염이 언제 이렇게???... 그래서 어떻게했냐구요?
열라 뛰었죠.... 계속~ 계~ 에~~~ 속~~~ 그리고 "누~~ 나~~아~~~아~~ㅏㅏㅏ" 외치면서요. ㅜㅜ
왠지 쫓아올 듯한 기운(포스)이;; 아 그때의 그 민망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ㅋ 그 이후로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젠 묻어두렵니다. 제가 가장 긴 시간 긴 거리를 불렀던 그이름... ;;
통도 참 깔끔합니다. 여쭤보니 개업한 지 얼마 안 되셨다네요. 그래서인지 참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잔돈 안 받고, 옛생각도 나고 해서 "떡볶이 낱개로 먹어도 되나요?"라고 했더니, 그냥 맛보라고 담아주시네요. 아이고 어르신 남지도 않겠습니다.
그냥 여긴 맛보다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날 때 가야할 곳 같습니다. 오래오래 지금처럼 계셔주세요.^^
그리고 지나가다 또 꽈배기를 발견했군요. 주말에 커피랑 먹어야하니 생각할 것도 없이 들어갑니다.
이름이 '석전동 도나쓰'군요. 왠지 피곤해 보이시는 사장님. 오늘 장사가 잘 되셨나봐요?
내부입니다. 굽는걸 구경하면서 물었더니 여긴 배달손님이 제법 많다네요. 6천 원 이상이면 배달이 된다고 합니다.
종류별로 먹고 싶었지만 지금 먹을 수 있는 건 꽈배기랑 완두 도나쓰랍니다. 그러고보니 여긴 도나쓰집이었군요.
사실 별 기대는 안 합니다. 전 이미 통영 강구안 꽈배기만한 걸 찾지 못했으니까요. ㅎ
먹어보니 그냥 기본적으로 맛난 꽈배기 맛입니다. 역시 강구안은 못 이기네요. 거기도 두번 째로 맛있는 집인데 대체 첫번 째는 어딜까요?
헉 !
그
런
데
이건 대체 뭐죠?
왜 때문에 이게 이렇게 맛난거죠?
지금껏 먹어보지 못한 맛. 이것은 도나쓰인가 셔벗(샤베트)인가?
완두 도나쓰 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한입 남은 거 보이시죠? 하마터면 못 찍고 삼킬 뻔 했습니다. ㄷㄷ
안그래도 꽈배기 글이 많아서 이건 안 쓰려고 했는데 쓸 수밖에 없네요. ㅜㅜ
이젠 석전 시장에 가면 완두 도나쓰 먹어야겠습니다. ㅋㅋ 룰루랄라~~~
초록초록한 맛이 궁금하시죠? ^^
그럼 싸세요. 가방^^
지금까지 '내로라하다'의 시장 구경
'내추억을지켜준이들'이었습니다.
재래시장이여 대박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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