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되기 전에는 어떤 일도 진짜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 -버지니아 울프
Nothing has really happened until it has been recorded. -Virginia Woolf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조선왕조 의궤>,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동의보감>, <일성록>,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새마을운동 기록물>, <난중일기>, 이 11건 기록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2016년 현재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기록 유산이라는 것이다. 11건이라는 등록 건수는 세계 5위, 아시아 1위에 해당한다. 그 중 <조선왕조실록>은 500여 년의 조선왕조사를 49,646,667자로 기록한 문화유산이다. 조선 시대의 정치, 외교, 경제, 군사, 법률, 통신, 종교 등 각 방면의 역사적 사실을 다루고 있어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역사 기록물이기도 하다. 여기서 태종 4년(1404년) 2월 8일의 기록을 잠시 들추어 보자.
(왕이)친히 활과 화살을 가지고 말을 달려 노루를 쏘다가 말이 거꾸러져 떨어졌으나 상하지는 않았다.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사관(史官)이 알게 하지 말라"하였다.
왕이 분명 알게 하지 말라 하였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610년이 지난 오늘, 나도 알게 되었고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알게 되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사관들이 목숨으로 지켰던 자존심, 즉 직필直筆정신 덕이다. _16
1998년 4월, 안동 정상동에서 택지조성을 위해 분묘를 이장하던 중 시신을 덮고 있던 한글 편지 한 장이 발견되었다.
420여 년 전 조선시대의 '원이 엄마'가 31세에 갑자기 세상을 떠난 남편 이응태를 애도하며 급히 쓴 편지였다. 묘에서는 머리카락으로 짠 미투리(신발)도 발견되었다.
원이 아버지에게
병술년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라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한갓: 고작하여야 다른 것 없이 겨우. (임세권 명예 교수가 현대어로 옮김) _20
적자생존의 시대 - 기록하지 않으면 죽어서 잊힐 뿐 아니라 살아서도 도태되기에 십상이다.
출력물 중에도 고급 출력물은 바로 '글'이다. 말로는 대충 얼버무릴 수 있는 것도 문장을 갖춰 표현하려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 글로 써달라고 요청하면 매우 힘들어하는 이유다. 바야흐로 글쓰기는 그 난이도만큼이나 인간 지성의 종합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글쓰기에는 탁월한 학습 효과가 있다.
질서 없이 머릿속에서 돌아다니던 생각이 정리되고, 자료를 덧붙여 나가면 지식이 확장된다. 그러므로 글쓰기 능력을 개발하면 뇌 전체의 기능을 십분 활용하게 되어 종합적인 지적 능력도 높아진다. _24
게임 중인 아이의 두뇌 뇌파를 측정해 보면 후두엽에만 자극이 주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매우 빠른 속도로 타자를 치는 것과 같다. 타자를 잘 친다고 똑똑해지거나 두뇌가 계발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카카오톡이든 SNS든 TV든지 간에 전두엽의 고등 사고 기능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외국과 우리나라의 청소년 베스트셀러이다.
한국 | 미국 | 영국 | |
1. 중학생을 위한 국어 어휘력 만점 공부법 | 6. 미치도록 가렵다 | 1.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 1.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
2. 이것이 진짜 공부다 | 7. 십대를 위한 유쾌한 토론교과서 | 2.기억 전달자 | 2.위 워 라이어즈 |
3. 시간을 파는 상점 | 8. 중학 수학 처음부터 이렇게 배웠더라면 | 3.네가 있어준다면 | 3.인서전트 |
4. 우아한 거짓말 | 9. 식탁 위의 세계사 | 4.모킹제이 | 4.다이버전트 |
5. 고전은 나의 힘 세트 | 10. 공부 기본기 중학 국어 어휘력 | 5.템팅 테이텀 | 5.얼리전트 |
출처: mt.co.kr
외국은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장편소설들이 많은 데 반해 우리나라 목록의 대부분은 학업 성적을 올리는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더구나 나이가 들수록 책을 많이 읽는 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초등학생을 시작으로 책 읽는 양이 계속 줄어든다. 스마트폰 시대와 함께 책을 멀리하는 습관이 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세계 최저 수준이지만, 이대로라면 10년 후 대한민국은 암울하다. _29
수동적인 점선 글씨나 컴퓨터 입력과 달리 능동적인 손기록은 창의적인 결과를 낸다. 실제로 손글씨를 쓰는 친구들의 뇌를 측정한 결과 뇌의 세 영역이 모두 활발해졌다.
내게 맞는 펜과 노트에 과감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 먼저 좋은 노트를 골라야 한다.
그중 몰스킨은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태생의 수첩으로 헤밍웨이, 피카소, 반 고흐등이 애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외에 THE7321 디자인, ARDIUM, ICONIC, 양지사 노트 등 수입 제품의 절반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개성 있고 질 좋은 노트들이 많이 있다.
기록 대국인 일본에서는 연간 1억 권 이상의 수첩이 판매된다고 한다. ... 최근에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의 증가로 수첩을 병행 사용하거나 보조 사용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수첩들의 단점은 내지 추가가 불가능한데, 문제점을 해결한 수첩이 바로 바인더다. _40
바인더의 장점은 준비된 내지가 아닌 출력한 자료, 오려낸 기사 등 날것의 자료를 스크랩하기 좋다. 타공기를 구매해서 쉽게 자료로 만들 수 있다. 전문 타공기를 구매하는 게 좋다. 쇼핑몰에서 20공 타공기가 4만 원 정도이다.
모눈 노트는 자료 해석을 주로 하는 사무직에게 권할 만하다.
악필이라도 열을 맞춰 단정하게 기록할 수 있고 그래프를 그리기에도 편하다. 구획을 나누면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도트 노트, 유선 노트, 모눈 노트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사이트는 페이퍼킷(http://paperkit.net)이다. 여백과 선의 크기 및 너비에 색까지 자유자재로 조정해 PDF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다. 시안의 경우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바로 인쇄하여 사용하기 편리하다.
다음으로 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펜은 잉크펜과 젤펜이다. 기록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작은 글씨가 가능하도록 0.5mm 이하의 중성 펜을 사용하는 경향이 높다.
한 번 구매하면 꽤 오랫동안 사용하므로 이왕이면 좋은 제품으로 구입하자.
와세다 학원에서 12만 명의 대입 합격자를 낸 노하우를 정리한 책 <파란펜 공부법>에서는 파란색이 진정 효과가 있어 학습에 특히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입시나 자격증 시험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라면 시도해 볼 만하다. _46
'도쿄대 합격생의 노트 비법'은 도쿄대 합격생들이 실제로 학창 시절에 사용한 200여 권의 노트를 모아 분석한 뒤 이를 7가지 항목으로 정리한 책이다.
7가지 원칙은 아래와 같다.
1. 제목을 일목요연하게 맞춰 쓴다.
2. 옮겨 적기 힘든 것은 복사해서 붙인다.
3. 여백을 대담하게 남긴다.
4. 인덱스(목차 및 색인)를 활용한다.
5. 단락을 잘 나눈다.
6. 나만의 노트 작성 형식을 확립한다.
7. 정성 들여 작성한다.
한국에서 출간된 <아이의 장점에 집중하라>라는 책에서도 노트 정리를 잘하는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숙제나 수행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쓰기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 힘들어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꾸 연습을 시켜야 한다고 덧붙인다. 손에 힘도 마찬가지
일부러 노트와 펜을 들어 일상을 기록하자. 특히 직장인들은 회의나 강의를 들을 때 부지런히 기록하는 것만으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글씨가 예쁘지 않아서 글을 쓰기 싫다는 사람이 있는데, 우선 나만의 글씨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악필교정 학원이나 캘리그래피 지도를 받는 것도 좋다.
학생들은 밤늦게까지 '입력'과정에 매어 달린다. 부모들은 입력만 하면 알아서 지식이 분류되고 자리 잡는다고 착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억지로 채워진 지식은 곧 소실된다. 결국 시험용 공부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무작정 입력만 한 학생들의 사고력에는 한계가 있다.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훈련이 되지 않은 학생들은 대부분이 고2 정도부터 성적이 낮아진다는 조사 보고도 있다. 주도적으로 사고, 판단, 분류해 오래 기억하는 습관이 없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공부한 학생은 입시에 성공했더라도 창의적인 인재는 되지 못한다.
어느 사교육 강사의 하소연이 인상 깊다.
"저한테 고3들이 오는데요. 정말 가관입니다. 기본적으로 독해력이 안 됩니다. 영어 독해가 안 되느냐? 한글 독해가 안 됩니다. 문제가 뭘 묻는지, 그거 이해를 못 합니다. 문제가 뭘 묻는지를 모르는데 뭔 정답을 맞히겠습니까?
공부 못 하는 학생들 아니냐고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 내신 2등급 이하은 없습니다. 특목고라고 더 나을 것도 없습니다. 얘들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_53의 반
세상에는 방대한 양의 자료가 넘치고 단발적이고 소모적인 글들이 넘쳐난다. 인풋과 아웃풋이 난립하는 세계 속의 인터넷 강국, 한국은 과연 10년 이후를 기약할 수 있을까? 저자는 10년을 장담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작금의 행태를 보면 굳이 10년까지 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 이유는 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의 경제 발전에도 불구하고, 비정상적인 임금 격차와 뚫리지 않는 유리천장, 서열을 중시하는 교육, 입시 비리, 취업 비리, 높은 자살률, 낮은 출산율, 갑질의 문화, 불평등, 비정규직, 노동법, 청소년 범죄, 부동산 문제 등으로 이미 내일을 꿈꾸지 않는 N포 세대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 못 한다고 했던가?
아니다 나라가 아니면 가난은 구제할 수 없다. 이 구태의연한 표현은 지금까지도 많은 위정자들에게 포근한 안식처였고 은신처였다. 그 안에서 달콤하게 노동자들의 수익을 씹어 삼키면 될 일이었다. 100채? 아니 200채가 넘었나.. 상상도 되지 않는다. 어쨌든 그 의원님은 오피스텔만 가지고 앉아서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노동력 일부를 착취해 왔던 것이다. 이것도 나라가 구제 못 한다고?? 웃기는 소리다.
그럼 나라가 어떻게 국민을 구제하는가? 그것은 바로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나서는 것이다. 세상의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것, 잘못된 것을 보면 앞다투어 밝히고, 표현하고, 열심히 공유해야 한다. 연예인들의 이야기나 가십거리를 퍼 나르는 것도 의미 있지만, 진짜 우리의 이야기들도 함께 퍼 날라야 한다. 우리의 삶을 억압하는 진실을 보고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점점 바퀴벌레가 돼 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전에 약을 쳐야 한다. 안 그러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 자식들도 바퀴벌레가 되어 세상을 누빌 것이다. 마치 지들 세상인 양.. 법의 테두리 안에서 콧방귀나 뀌면서... 을들의 뺨이나 갈기고, 욕이나 지껄이고, 만지고, 발길질하고, 단돈 몇 푼으로 사지로 내몰고...
말의 힘보다 무서운 것이 글의 힘이다. 글을 읽는 사람, 공유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알아야 할 진짜 이야기들을 날랐으면 한다.
더 이상 바퀴벌레 새끼가 또다시 바퀴벌레 새끼를 낳는 일은 대한민국에서 사라져야 한다.
오늘의 낱말은 '한갓'입니다.
- 기껏 해 보아야 겨우
- 1. 하찮아서 아무런 쓸데가 없다
- 2. 아무런 보람이나 뜻이 없다
- 한결같지 아니하다
영어사전
- 1. only
- 2. merely
- 3. simply
- 1. tranquil
- 2. quiet
- 3. restful
- 4. peaceful
- 5. leisurely
중국어사전
- 1. 只
- 2. 只是
- 3. 只有
일본어사전
- 1. 単たんに
- 2. た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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