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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의 품격/리더의 서재

주체적인 삶을 살지 않는 아이, 안녕하세요! 여기는 '내로라 동화 약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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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듣기(13분). 음악(덴마크의 거장 '닐센') typecast.ai

덴마크 작가 '레이프 에스페르 안데르센'이 병으로 20대에 교단을 은퇴한 후 쓴 작품으로 말미에는 몸이 안 좋아져서 부인의 도움으로 완성한 작품입니다.

북유럽 바이킹이 세상을 약탈하고 군림하던 시절, 주인공 바이킹 족장의 아들 '안'과 흑인 추장의 아들 '아스케'의 이야기.

 

Nielsen - Symphony No 4, Op 29, Inextinguishable - Mena. 닐센 교향곡 4번 '불멸'입니다.

카를 닐센은 노르웨이의 그리그, 핀란드의 시벨리우스와 함께 북구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덴마크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입니다.

바이킹

바이킹 족장의 아들 '안'이 잠든 어느날 마을에는 다른 바이킹들의 습격이 시작된다. 어른들은 이미 물고기를 잡으러 먼바다로 나가고 없었다. 할아버지의 죽음과 여동생이 볼모로 잡혀가는 모습을 목도*한 14세 소년 '안', 그리고 그의 옆에는 '아스케'가 살아 남았다. ('아스케'는 타고 남은 '재'라는 뜻으로 아스케가 안의 아버지 즉, 바이킹족에게 9살 때 잡혀온 이후 5년 간 불린 이름이다.) '아스케'도 처음에는 흑인 추장의 아들이었으나 지금은 '안'의 노예가 되어있다. (목도: 눈으로 직접 보다)

이방인 무리들의 약탈로 불질러져 사라져버린 마을. 이젠 '안'과 '아스케' 둘만 살아남은 상황.

지금부터 둘은 실력으로 서열의 우두머리를 다시 정해야 한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나 문물은 모두 사라진 상태. 모든 것이 무(제로베이스)에서 시작된다.

 

안은 아버지가 족장이었던 덕에 하인을 부리는 법만 배워서 생존 기술이라곤 없다. 그러나 아스케는 모든 생존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그는 굶주림에도 특화되어 있으며 음식을 쉽게 구하는 법도 알고, 가시가 무서운 '호저'가 맛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호저

 

노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몸과 생존 기술을 가진 아스케였다. 안은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교육받은대로 아스케에게 명령하듯 대하지만 점점 부대낌을 느낀다.

아스케의 다부진 몸

아스케가 챙겨온 도끼는 서로를 향하는 또다른 무기가 된다. 보이지 않는 긴장감 속에서 아스케는 조금씩 안의 말을 거부하며 그의 주도로 일을 진행하고, 나중에는 안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한다. 안은 속마음과는 달리 합리적인 아스케의 지시에 반항할 수가 없다. 속으로는 화도 나고 혼란스러웠지만 어쩔수 없이 명령에 순응하며 적응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지금까지 교육받아왔던 노예와 주인과 관계에 대해 고민한다. 

집을 짓는 날 안은 집짓는 일이 너무 재미 있었지만 자존심에 갈등한다. 주인은 함부로 노예에게 말을 걸거나 노예와 함께 일을 하지 않아야 하므로... 하지만 몸속에서 꿈틀거리는 소년의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생존의 일상에서 결국 안은 아스케를 존경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가끔씩 나타나는 안의 주인같은 행동에 아스케는 마치 본인이 주인이 된 것처럼 너그러움을 보여주지만. 어느날엔 안의 사소한 행동 하나에 발끈하며 그간 잘 숨겨왔던 아스케의 노예 근성이 트라우마로 발현된다.

"(물이 없어서 손에 물을 가두고 있으니) 흙은 니가 파." 라는 '안'의 지시적 표현에 '아스케'의 뿌리깊은 피해의식이 분출되면서 발끈한 것이다. 오해를 풀게 된 아스케는 결국 모기만한 목소리로 "미안해"라고 한다.

추장

오로지 지시에만 길들여진 안과 추장 아들 출신이었지만 노예가 되어버린 아스케. 아스케는 말미에 대장장이가 될 거라는 말을 한다. 물과 불을 다루는 대장장이는 보통사람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장장이는 타고난 신분이 달라도 누구나 꿈꾸면 이룰 수 있는 것이었다. 대장장이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 가운데 두 가지인 쇠와 불을 지배했다.

 폭풍우가 치던 어느날 둘은 함께 몸을 숨기고 있다가 속깊은 대화를 나눈다.

"5년 말이야. 5년 전에, 노예가 아니었을 때 넌 어땠어?"

"물론 자유로웠지." 아스케가 아주 천역덕스레 대답했다.

"자유로웠다고?" 안은 배 안에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짐작했던 답인데도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어떻게 자유로웠니?" 아스케가 더 이상 말이 없자 안이 꼬치꼬치 물었다.

"너랑 똑같았지. 내가 본래 살던 곳에서는."

"그럼 그 말은 ......?"

안이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안이 궁금했던 걸 아스케가 꼭 집어 알았기 때문에 불안했다. 자신의 어머니와 누이들을 생각했다. 차음 아스케 어머니와 누이들도 생각났다. (아스케 가족이 노예가 된 것처럼 잡혀간 안의 누이도 노예가 되어있을 것이다.)

 아스케가 뜸을 들이다가 대답했다. 

"언제가 가장 강한 자가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어. 가장 강하다는 이유로. 힘은 권력이야. 하지만 그게 옳은 건 아니야. 오히려 잘못되었지."

 안은 기분이 언짢았다. 자신의 아버지가 눈앞에 어른거렸다. 힘 있고 강하고 부유한 아버지였다. 여러 해 동안 날마다 보아온 아스케 아버지도 떠올랐다. 안은 아스케의 단단한 근육을 피부로 느꼈다. 

"이야기 해봐! 그 얘기를 나에게 들려줘!" 안이 재촉했다.

 

모든게 그저 우연이야. 난 족장이 되려고 태어났지만 노예가 되었어. 너의 끌려간 여동생도 노예가 되어 있을거야. 

안. "아버지가 돌아오면 널 자유롭게 해줄거야"

아스케. "난 이미 자유로워 그딴거 필요 없어"

안. "내가 너에게 자유를 안 준다면?"

아스케. "널 죽여버릴 거야"

흠칫 놀란 안은. "우리 아버지가 널 살려줄지는 모르겠지..만... "하고 말한다.

대장장이가 꿈이었던 아스케는 처음으로 만든 검을 안에게 선물한다. 언제든 이칼로 스스로를 지키라고 그 상대가 아스케 자신이 되어도 좋다고 한다.

어느날 아버지가 돌아오고 둘은 잠시 서로를 뚫어져라 마주 보았다. 


 

 안은 아스케가 일하는 모습을 꼼짝 않고 앉아서 구경했다. 하지만 안은 가만히 있자니 힘들었다. 함께 일하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거렸다. 하지만 아스케와 같이 일을 한다면 지금껏 살면서 배운 것을 송두리째 거스르는 일이었다. 일은 노예들이 한다. 노예들과 함께 일해서는 안 된다. 체면을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오두막을 짓는 일은 흥미진진해 보였다. 안은 어찌보니 아스케가 부럽기까지 했다. 아스케가 밤에 끌려가지 않고 빠져나온 자유인의 아들이었다면 모든 게 더 쉬웠을 것이다. 둘이 함께 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안한테 노예는 없었을 것이다. 

 안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남자아이로서 오두막을 짓고 싶은 마음, 본래 인간으로서 안전한 은신처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이제까지 옳고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모든 것들과 씨름했다. 힘과 권리가 이성에 맞서는 끝없는 싸움이었다.

 모닥불 옆에 앉은 안은 온몸에 그을음이 묻어 까맸다. 아스케는 안 옆에 놓인 물건을 보고 안이 그을린 까닭을 알았다. 

"여기 불이 있어, 먹을 것도." 안은 어색해하며 말했다. 

 아스케는 고개를 끄덕할 뿐이었다. .. 조개를 먹어서 배가 그다지 안 고픈데도 마른고기 덩어리 몇 점을 힘차게 잡아당겼다. 아스케는 자신한테 다가온 사람을 기꺼이 받아 주는 존재가 되고 싶었다.

 아스케의 말에 안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이 노예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주제넘게 결정하고 명령하다니! 안은 아스케가 말한 대로 따르는 자기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 노예에게는 무슨 힘이 있는 걸까? 

 안은 차츰 이 노예를 존경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노예란 주인이 시키는 일만 할 줄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스케는 하루 종일 스스로 알아서 행동했다. 온종일 고되게 일했고 지금도 일을 한다.

 

"지칠 대로 지쳤어."

"그런데도 왜 일을 계속 해?"

"노예는 피곤해도 일해야 돼."

"이젠 너한테 명령할 사람도 없잖아."

"천만에! 저기 있잖아!" 아스케가 대꾸하며 호저를 가리켰다.

"무슨 말이야?"

"호저 내장을 끄집어내야 해. 안 그러면 내일 못 먹어. 그래서 창날을 가는 거야."

"그야 물론 그렇지." 안은 다시 참패를 인정해야 했다. 

 

안은 다시 생각해 보았다.

"노예가 된 지 5년 만에......" 하지만 아스케는 안과 같은 열네 살, 아니면 열다섯 살일지도 모른다. 그럼 5년 전 아스케는 어땠을까?

어쩌다 노예가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노예로 태어나는 게 아니란 말인가? 아스케 어머니와 누이들도!

알아내야 한다.

이윽고 안은 불안한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스물네 시간 동안, 안이 지금까지 알아 온 세계가 조금씩 무너져 갔다. 

 

다른 준비도 없이 가마부터 지을 생각을 했다며 안이 계속 낄낄대자 결국 아스케도 덩달아 웃었다. 진흙을 파내면서 마냥 웃고 또 웃었다. 둘은 집으로 가기 전에 샘에 가서 배 터지게 물을 마셨다. 

 무언가에 저항하기 위해 자연이 온 힘을 쏟는 듯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반항을 부리는 게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노예라는 것을 거부하고 싶은 욕구까지도 그랬다. 아주 오래전부터 자신이 노예라는 사실에 저항하고 싶었지만,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반항했다면 분명 죽음으로 그 대가를 치러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모든 게 달라졌다. 대장장이가 되려고 마음먹은 순간, 다시는 노예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는 노예가 되지 않겠다고 말이다. 아스케는 지금 자유롭다. 안이 아스케를 여전히 노예로 여긴다면 그건 착각이다. 어쨌든 말이다.

 

폭풍우는 멈추지 않고, .. 둘 다 모닥불 가까이에 바싹 다가 앉았는데도 등 쪽은 여전히 몹시 추웠다. 

 "돛천 펴는 걸 도와줘! 우리 몸을 감싸야 해." 안이 말하고는 일어섰다.

 둘은 불이 붙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남아 있던 커다란 돛천을 좁은 공간에서 펼치느라 씨름했다. 마침내 성공했고 둘은 곁에 꼭 붙어 돛천으로 몸을 감싸고 앉았다. 처음에는 추워서 몸을 부르르 떨었지만, 맨몸이 서로 체온을 높여 주어서 따뜻해졌다. 두 사내아이는 마냥 좋았다. 살을 맞댄 느낌이 무척 그리웠다. 안은 오랫동안 잊고 지낸 평온을 느꼈다. 그렇게 둘이 앉아서 모닥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난 지중해 남쪽에서 태어났어. 우리는 그곳을 '크고 울창한 숲이 우거진 땅'이라고 불렀어. 우리와 교역을 하러 들어온 이방인들이 붙인 이름이지. 우리 마을은 풍요롭고 아름다운 데다 여기보다 더 부유했어. 금과 은이 풍부했으니까. 다른 것ㄴ 여기와 비슷했어. 여기 사람들보다 피부가 더 거무스름하고 대부분 검은 머리이긴 했지만... 족장이었던 우리 아버지는 그곳에서 가장 힘이 셌어. 여름 항해를 할 때 배를 이끄는 선장이었어. 노예도 거느렸지. 노예들 중 한 명은 너처럼 밝은색 피부에 은발이었어."

 "무슨 말인지 정말 모르겠어? 어떤 사람은 노예이고 어떤 사람은 아니고 하는 게 얼마나 무의미하고 어리석은 짓인지 몰라? 모든 게 그저 우연이야. 난 족장이 되려고 태어났는데 노예가 되었어. 넌 족장이 되려고 태어났고, 분명 족장이 될 거야. 네 아버지가 가을에 살아서 돌아온다면."

 

옮긴이의 말 일부

지금 우리 눈에 노예라는 존재 자체가 괴상하게 느껴지듯이 100년 1000년 후를 살아갈 사람들은 지금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괴이하게 여기지는 않을까 곤곤*한 생각을 해본다. 눈에 보이는 노예 제도는 사라지고 없다. 노예니 주인이니 하는 말도 소용이 없다. 다만 한 번 쯤은 물어가며 살 일이다. 자기 양심이 마련하나 규율로 살고 있는가 하고 말이다. 그리고 강한 자에게 칼을 선물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진짜 자유인이 되길 바란다.  

*곤곤하다1困困--  몹시 곤란하거나 빈곤하다

 

 

이 작품은 지금도 덴마크 학생들이

모국어를 배울 때 학교에서 읽는 책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그리고 여러분들은,

어떤 책으로 

한글을 배우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내로라하다'의 용기탱천~

'내칼은당신께' 용기있게 바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칼은 지금 누구에게 쥐어져 있습니까?

 

칼을 주는 용기를

 

| 오늘의 낱말은 '목도3'입니다.

목도3目睹단어장 저장

  • 무엇을 눈으로 직접 봄

목도1

  • 1. 이상의 사람이 짝이 되어 뒷덜미에  막대기를 얹어 무거운 물건을 함께 메어 나르는 
  • 2.목도할  쓰는 둥근 나무 몽둥이

목도2木刀

  • 1.검술을 익힐  쓰는 나무로 만든 
  • 2.도자기를 만들 때, 도자기의 몸을 다듬는  쓰는 나무칼

목도5木桃

  • 1.산사나무의 열매
  • 2. 복숭아

목도하다2目睹--

  • 눈으로 직접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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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사전

목도目賭

  • observation

목도

  • carrying with a pole jointly shouldered by two persons

목도하다

  • shoulder by the use of p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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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사전

목도3目睹

  • 目撃もくげきすること

목도2木刀

  • 木刀ぼくとう

목도1

  • 1. もっこ運はこび
  • 2. その棒ぼ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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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사전

목도하다目睹―

  • 1. 目睹
  • 2. 目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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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사전

목도目睹

  • action de voir desespropres yeux [d'être témoin de q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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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어사전

목도目睹

  • 목도하다.(presenci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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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
국내도서
저자 : 레이프 에스페르 안데르센(Leif Esper Andersen) / 김일형역
출판 : 보림 201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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