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우연히 `응팔(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을 보았는데, 거기에서 종이학 접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ㅎㅎ 그래서 잠시 옛 생각에 빠졌습니다. 추억을 상기시킨 건 아래의 대사입니다. 종이학을 열심히 접던 형이 동생에게 말하죠.
"동생아. 넌 종이학의 전설을 아니? 이 종이학 천 마리를 접으면 학이 되어 날아가고 소원이 이루어진단다."
그러자 동생이 도와준다며 접은 건
바로 종이 비행기 ㅡㅡ;
종이학 접는 방법도 모르는데 왜...
그럼 전영록 오빠(형)의 '종이학'을 오랜만에(아님 처음으로) 들어볼까요?^^
종이학은 주로 여성분들이 좋아하는 남자에게 고백할 때 주는 정성스러운 선물이었습니다. 천 마리의 소원은 바로 그 사람과 사랑을 이루는 것이겠죠?^^ 정말 아름답고 순수한 소원 아닙니까?^^
천 마리의 종이학을 접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거 장난이 아닙니다. 대부분 100마리에서 본인과 협상을 합니다.
"그래 이정도면 충분하네. 그래 맘이 중요하지. 양이 크게 중요한가?"
그래도 좀 더 나은 사람은 500마리는 접으면서 이렇게 타협하죠.
"(풀린 눈으로 떨리는 손을 바라보며) 보..니까 이.. 이... 정도면 얼핏 처..천 마리 같기도 하고... 유리병을 좀 크...게 보이는 걸로 사서... 있어빌리티.. 하게.. 주면 되..겠지 뭐. 날짜도 얼마 안.. 남았으니... 그 오빤 천.. 마리 까진.. 안 해도.. 넘어올.. 거 같긴 해.. 그지?"
뭐 이렇게 ㅋㅋ (응팔에선 형이 빨간 토끼눈으로 토스트에 설탕을 탈탈 털어서 급당을 채우는 장면이 나옵니다. ㅎ)
어쨌든 종이학 천 마리는, 뭇여인들의 명품백만큼이나 받고싶은 남자들의 로망 아니겠습니까? 이런 거 하나 못 받은 남자들은 정말 서럽습니다. ㅜㅜ 혹시 아직도 남자 친구? 혹은 남편에게 안 만들어주셨다면. 아름다운 추억을 위해 단 10마리? 라도 접어줍시다. ^^ 뭐 결혼했다고 안 접어주실 건가요? 뭐 안 되면 남자들이라도 접어서 주는 걸로..
형님 폼은 좀 안 나지만 로맨틱하십니다요. ㅋㅋㅋㅋ (아 네 남편님이 미우시다면?;; 그렇다고 학 말고 다른 걸 접진 마세요. ㅜㅜ 한때 좋았잖아요 ㅜㅜ)
꼭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군대 선임들이 제대 전에 많이 만들어 가더군요.ㅋ 후임들은 한동안 거기 매달리고 ㅋㅋ 뭐지? 그렇게 남자 후임의 사랑을 얻고 싶은가요? 아님 천 마리를 접어서 천 마리를 받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비는 거? 오호라~ (역시 당신의 잔머리는... 그런 소원을 비는 진짜 잔머리ㅡㅡ)
발렌타인 데이니 화이트 데이니 빼빼로 데이니 블랙 데이니 뭐 이런 거 너무 만들지 말아요. 커플들도 힘들지만 솔로들은 더 힘듭니다.;; 현실을 잊어보려고 게임에 들어가도 여기저기서 사탕 주고 초콜릿 주고 아주 난리입니다. (그만 좀 벗어나게 해주겠니?? 그래도 이걸로라도 대리만족을 해야 하나요? ㅜㅡ)
*삼귀다: 사귀다고 하기에는 아직 좀 부족한 사이를 이르는 신조어.
근데 생각해보면 아직 학으로 변하지 않은 종이학 천 마리를 선물로 주면 그 소원은 누가 비는 건가요?
제가 또 쓸데없이 다큐로 받아들였나요. ㅎㅎ
그런데 요즘 친구들은 종이학 접는 방법을 모르나요? 제가 접을 줄 안다고하니 마치 조선시대 사람을 만난 것처럼 신기하게 쳐다보더군요. 오잉~~;;
그래서 제가 선비답게 한 수 가르쳐 주었습니다.
완성작 먼저 보시죠. ㅋㅋ 프랑스산 학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급구한 프랑스 종이로 만든 '종이학 접기' 의 그 화려한 서막을 함께하시죠.~ 자 다시 아래에 있는 전영록 형의 노래를 트시고. 만약 이 노래가 끝나기 전 완성하신다면. 당신은 '멘사 회원'의 자격이 충분합니다. 그 정도로 설명이 어렵습니다. ㅋㅡㅡㅋ (아참 종이를 준비할 시간은 제가 드리리다.)
그럼 도~~ 저~~~ 언~~~
1. 재료는 정사각형의 종이와 섬세한 손(사실 한번 접어보고 다시 하느라 자국이 있어요.ㅋ)
2. 반으로 접어줍니다. 십자 모양이 나오도록
3. 위에서 접은 십자선에 걸치도록 대각선 방향으로 뾰족하게 접습니다. 총 8개 방향이죠. (무브무브 서두르세요.)
4. 아래와 같이 모양을 잡습니다. 이게 좀 어렵죠? (여기서부터 멘붕이 오신 분들은 그냥 접는 걸 접으시길 바랍니다.)
5. 위에 걸 아래 모양이 나오도록 접고. 음.. 보기보다 설명이 어렵네요. (이걸 보고 하시는 분은 아이큐가 최소 130은 넘으실 듯합니다. 점점 멘사가 다가옵니다.)
6. 위처럼 나온걸 아래에 보이듯 조그맣게 앞에 두 개 뒤에 두 개, 네 귀퉁이를 접습니다.(형 너무 크게 말고 ㅡㅡ 쓸데없이 이런데 손이 커서)
7. 접힌 귀퉁이들을 서로 만나도록 접어줍니다. (이래가 멘사 하건나. 행님아 혹시 돌고* 아이제?ㅜㅜ)
(잘 따라오고 있죠? 헉! 거기 너덜한 종이는 뭐죠?)
8. 자~ 다시 마음을 다잡으시고 위 사진에 보이는 위에 부분을 아래와 같이 아래 방향으로 반 접습니다.
9. 또다시 작게 접힌 귀퉁이들을 만나게 해 준 뒤~ 드디어 학 탄생 직전입니다.
10. 자! 양쪽 날개로 느껴지는 부분을 잡으시고, 촉이 오셨다면 펼쳐주세요~
짜 잔~~
이제 당신은 학접기 멘사 회원 유후~~~~ ㅋㅋㅋㅋㅋ 그리고 돌고래를 이긴 당신에게 축하를~~
자! 이제 소원 빌 준비를 하세요~
혹시? 당신은 받을 데가 많아서 만들 필요가 없는 사람?
부러운 사람 ㅜㅜ
자! 학아~ 이제 날아봐~. 니가 학이 되어 날아야 소원을 빌지~~
아 참! 천 마리였지요. ㅡㅡ
999마리만 더 접어 봅시다.
그리고 새처럼 자유롭게 속세를 떠나봅시다.
열심히 만들고들 계세요.
그럼 전 먼저 가겠습니다. ㅋㅋ
엥? 어딜 가냐구요?
실은 그동안 준비를 좀 해두었죠. ㅋㅋ
수많은 학들이 보이시나요? ㅋㅋ
헛
헉
이건 뭐지? 이건 학이 아닌
ㅜㅜ
혹시 학 남는 거 있으신 분???
한 오백 마리만 분양 좀 해주세요. ㅜㅜ
...
...
이상으로 무척 날고 싶었던 '내로라하다'의 이카루스
'내학모자루스'였습니다.
전영록 형님이 보고싶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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