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을 지나갑니다. 당연히 다산초당을 들러야겠지요.
넓은 신록의 밭들 사이에서 허리를 구부리고 농민들에게 농사법을 가르치는 다산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여기저기 둘러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으니, 급하게 초당으로 바로 가지 말고 다산 박물관을 먼저 들르면 좋겠습니다. 더위를 식혀 주는 에어컨도 빵빵하지만^^ 그가 살아온 흔적을 자세하고 흥미롭게 풀어놓았습니다.
다산은 한자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책을 남긴 대학자로 불립니다. 생전에 무려 500여 권의 저서를 남겼는데, 하도 오랫동안 글을 쓰는 바람에 복사뼈가 세 번이나 주저 앉았다고 합니다.
그는 제자들과 함께 실학을 연구하며 노비제도 폐기, 정치의 전면 개혁을 주장하고, 실학을 통해 늘 농민들이 잘사는 나라를 꿈꾸었습니다. 공부 방식은 제자와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소크라테스와 유태인의 '하브루타' 방식과 유사합니다. 동서양의 훌륭한 교육자들은 교육의 근원을 질문이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유배생활 중 초당에서 지내는 동안 대표 저서인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를 남기게 됩니다.
(잘 아시다시피 실학은 아주 단순하죠. 간단한 예를 들면, 성리학의 예법 중 쓰잘데기 없이 넓은 옷을 간소하게 줄이자. 한 명이 타고 여러 명이 드는 가마를 버리자. 중국처럼 바퀴를 달아서 효율적으로 만들자. 뭐 이런 내용이니 별거 아닙니다.^^; 근데 성리학자들은 "예법이 있는데 우리가 오랑캐냐... 조선은 길이 험하니 어쩌니.. 중국과는 다르니... " 하며 실학자들을 무시하죠.;; 지금도 유일하게 실제 나이와 만 나이, 법적 나이 등을 달리 쓰고 있는 한국의 실정을 다산 선생님이 보신다면 아마도 노하지 않으실까요? 다행히 공무원들 반바지는 이제 허용한다죠. 그걸 입은 사람은 실학자고 욕하는 사람은 성리학자겠지요. ㅡㅡ;;)
각설하고, 다산은 유배생활을 하던 중 아내가 보내온 낡은 치마로 서첩(하피첩)을 만들어 아들들에게 교훈을 적어주었습니다. 끝까지 실학에 힘쓰라는 말과 함께 '勤, 儉'을 적어 보냅니다.
부지런한 근,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아침에 할 일을 오후로 미루지 말라. 검소할 검, 의복은 그저 몸을 가리면 되는 것이니 산해진미를 탐해 화장실에 충성 말라.
라며 재산 대신 두 글자를 남깁니다. 시집가는 딸에게는 그림을 그려 선물하기도 했는데 그 내용은 박물관에서 보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이자 정치가인 다산을 보러 간 자리에서, 오히려 따뜻한 남편과 다정한 아버지 한 분을 만나고 와버렸습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부는 이곳에서 온몸이 따뜻해지는 오묘한 기분을 느끼시려면 이곳 '다산 박물관' 그리고 곧 소개할 '다산초당'을 들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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