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베스트 터치/미슐 내물랭

유서깊은 진해 맛집 '신생원'의 짜장면과 짬뽕맛은 이렇습니다.

반응형

이곳은 유서깊은 진해의 중화요리 맛집인 '신생원'입니다.

진해에서는 토박이 식당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여기저기 블로그 글도 많고 인근에도 지점이 4군데나 있고, 대전, 대구 경산, 울산 2군데까지 포함하면 총 10군데의 지점이 있습니다. 

평점은 3.4~4.2점 대로 차이가 있는데, 식당마다 균일한 맛을 내는 구조는 아닌 듯합니다.

중앙에는 신생원 간판이 빨갛게 빛나고 우측에는 본관이자 별관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겉모습부터 식당의 기운이 전해집니다. 

그럼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랑의 열매에 기부를 하는 착한가게군요. 가격대는 동네 중국집에 비해서는 비싼편이고 유명한 프랜차이즈와는 비슷합니다. 

 

입구의 계단과 벽면, 액자가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하지만 별관인 이곳은 2층에 위치해 있어서 걸음이 불편하신 장애인 분들이나 노약자 분들은 오시기가 힘들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림을 감상하다보니 천천히 올라가게 되는군요.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정상회담장에 온 듯한 기분입니다. 인테리어가 엘레강스하군요. 

 

확고한 인테리어 철학이 있어 보입니다. 벽면과 조명, 식탁과 의자, 인테리어 소품 등 어느것하나 허투루 둔 것이 없습니다. 멋진 내부를 보니 대접받는 기분도 들고 기대감도 생깁니다. 

 

일반 벽지나 타일이 아니라 석고로 조각된 양각의 벽은 유명한 조각품을 전시해 놓은 미술관 같습니다.

입장료를 내야할 것 같은 아름다운 곳이군요.

위와 같이 입구 좌측에는 따로 마련된 별실이 있는데 나무에 걸린 등과 무심코 내려놓은 듯한 액자들, 그리고 고풍스런 무늬의 창문을 보니 시조 한 수가 떠오릅니다. 

묏버들 갈해 것거 보내노라 님의 손데

자시는 창 밧긔 심거 두고 보쇼서 

밤비예 새닙곳 나거든 날인가도 너기소셔.   - 홍랑

'떠나시는 임에게 산 버들의 아름다운 가지를 골라 꺾어 보내니, 주무시는 창 밖에 심어두고 살펴 주십시오. 행여 밤비에 새 잎이 나거든 마치 나인 것처럼 여겨달라'라는 의미의 시조입니다.

멀리 떠난 임에게 들려보낸건 버들가지 하나겠지만 작은 가지에 담긴 사모의 정이 애절하게 느껴집니다.     

홍랑은 선조 때의 기생으로 함경도 경성에 북도 평사인 최경창과 사귀었는데, 그가 서울로 가게 되면서 헤어지게 되었답니다. 저 글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 쌍성(영흥) 함관령에 이르러 마지막 작별을 고하면서 쓴 것입니다. 3년 뒤 최경창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는 일주일을 걸어가 간호를 할 정도로 지극하였다 합니다. 오늘날에도 그런 조건없는 사랑이 존재하겠죠?

 

그림과 풍경을 감상하며 이런저런 상상을 하고 있을즈음 주문한 짜장면과 짬뽕이 나왔습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그릇이 투박합니다. 엘레강스는 사라지고 시조 속 홍랑과 마주앉은 기분이군요. 네 좀 촌스럽다는 뜻입니다.

 

짬뽕은 뜨거울까봐 나무 쟁반에 받친 세심함이 보입니다.

 

툭툭 빚은 도자기 그릇에 담긴 몇 점 안 되는 김치가 입에 착 붙습니다. 

이런 곳에선 요리를 하나 시켰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럼 유서깊은 진해 맛집 '신생원'별관의 짜장면과 짬뽕을 조우하겠습니다.

이미 식당의 경치가 맛의 반을 차지했으니 남은 반을 맛 보도록 하겠습니다.

짜장면과 짬뽕의 맛은 한 마디로 얘기하면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좋아할 맛입니다. 

자극에 길들여지지 않은 아이들에게 적합한 중용의 맛을 지닌 짜장면과 짬뽕이라고 할까요?

단짠의 짜장면과 칼칼한 짬뽕의 자극을 기대했던 혀가 무색해진 순간입니다. 중국 음식의 강한맛을 추구해오던 나에게 모처럼 가벼운 맛을 던져주었습니다.

그렇죠. 좋은 요리란 싱겁게 해서 재료의 맛을 하나하나 느끼게 하는 것이 좋은 요리인데... 

하지만 아쉽게도 제가 원하던 중국집 맛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원한 짜장면은 카라멜의 달콤함과 춘장의 짭조름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단짠의 자극과 함께 수타면 같은 쫄깃쫄깃한 면발의 식감인 것인데, 아쉽게도 이집은 고급스런 레스토랑에서 나온 절제된 맛이었습니다. 참고로 전 레스토랑의 짜장면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먹던 중 앞서 지나쳤던 동네의 작은 중화요리집들이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입이 자극에 길들여진 모양입니다.

본 식당을 비롯한 신생원의 평은 좋은 편입니다. 어린 시절 추억을 상기하며 삼대가 나란히 짜장면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다보니 '이곳은 단지 음식만 먹으러 오는 곳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나의 추억에는 어떤 식당들이 자리하고 있을까?' 하고 떠올려보니 이미 다 사라지고 없는 기억 속의 식당들만 가득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어린 시절 그때의 맛과 같을리 없겠지만, 그누구도 관심갖지 않는 추억을 수십년간 보관해주고 있는 신생원은 '누군가에겐 소중하고 고마운 곳'이라는 생각에 이르니 맛은 이미 기억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추억의 맛집 여행'은 어떠신가요?

새로운 프랜차이즈만 열심히 찾아 다니던 누군가에게 그 옛날 투박하고 촌스러운 맛을 찾게해준 중화요리집 '신생원' 탐방기! '내로라하다'의 미슐랭 '내물랭'이었습니다.

 

주소 :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761-48

영업 시간 : 매일 오전 10:00~오후 9:00

전화번호 : 055-544-1451

진해 신생원 별관

신생원 울산

신생원 대구 동구

 

 

#신생원 #신생원 (대구동구) #창원 신생원 #진해 신생원 #울산 신생원 #신생원 별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