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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의 품격/리더의 서재

80년 동안 몰랐던, 경비병이 꽃밭을 지키는 이유. 착각하는 CEO -유정식 1/2. 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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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80년 전.

 캐서린 대제(예카테리나 2세)가 집정하던 시기였다. 알다시피 러시아의 겨울은 매우 길고 혹독해서 긴 겨울이 끝나고 드디어 봄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설렌다. 하루는 대제가 창문 밖을 내다보다가 언 땅을 뚫고 나온 갈란투스 꽃을 발견했다.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대제는 경비병을 시켜서 누구도 그 꽃을 꺾지 못하도록 명령했는데, 바로 이것이 경비병들이 아무도 없는 정원에서 보초를 서게 된 연유였다. 꽃이 지고 나서 무려 80년이 지나는 동안 경비병들은 왜 자신들이 여기에서 근무를 서는지 물어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관습이라는 이유로 그것을 따랐던 것이다. 

 이렇게 유래조차 알려지지 않은 관행들은 기업 내부에도 존재한다. 보고서 양식과 같은 작은 것부터 인력운용 방식이나 업무 프로세스처럼 중요한 것에 이르기까지 '왜 우리가 이 일을 하지?' 하며 의문을 가지게 되는, 아니 아무런 의문조차 가지지 않고 관성에 젖어 따라 하는 일들은 적지 않다. 

 유래를 따져보면 그저 창업자의 습관 때문이거나 타사에서 근무하다가 입사한 사람이 '이게 좋다'며 들여온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다르기 시작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인도에서는 길 한가운데에 드러누운 소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하곤 하는데, 아무리 바빠도 자동차나 사람들은 그 소를 건드리지 않고 돌아서 가거나 소가 일어나기를 무작정 기다린다. 그만큼 인도에서 소는 신성시되는 동물이고 특히나 암소는 더욱 귀한 대접을 받는다.

 관행으로 굳어진 것들의 대부분은 '신성한 암소'일 확률이 매우 높다.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의 문화이자 방식이다."라는 말은 신성한 암소가 서식한다는 결정적 증거다. 

 

 

 

 변화는 거창하고 복잡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조직의 여러 이슈들을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렵고 해결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면 오랫동안 누워 있는 신성한 암소를 찾아내어 한놈씩 쫓아내는 일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변화는 비록 어렵지만 어떤 면에서는 쉽기도 하다. 조직에서 이유를 모른 채 문화라는 말로 포장된 절차나 방식이 무엇에서 유래했는지 따져본 후에 당시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없애면 된다. 

 문화라는 탈을 쓴 암소는 발본색원*이 용이한 편이지만 그보다 더욱 질긴  DNA를 가진 신성한 암소는 권위주의라는 먹이를 먹고 자라난다. 변변찮은 수익을 거두는 데도 많은 임원을 유지하고, 심지어 기사 딸린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며 기사들이 쉬는 방까지 마련해야 하는 회사가 그런 DNA를 가진 회사이다.

 

 

 

 사람들은 타인의 의견이나 아이디어에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자를 더 똑똑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 '그것이 안 되는 이유'는 마음만 먹으면 수십 가지를 갖다 댈 수 있다. 타인의 아이디어를 반대하고 공격하는 일이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것보다 훨씬 쉬운 것은 그 때문이다.

 진짜 똑똑한 사람은 어떤 아이디어의 '되는 이유'를 발굴하거나 지지하는 사람임에도 현실에서는 반대를 일삼고 남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공격하는 사람이 더 똑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똑똑하게 말하는 것과 똑똑한 것은 관계가 없다. 또한 말이 많은 것과 똑똑한 것 사이의 상관관계도 미약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똑똑하게 말하는 사람과 말이 많은 사람, 그리고 남의 의견을 공격하는 나르시시스트를 높게 평가하고 그들을 리더로 대접하는 우를 자주 범한다. 

 경영학자 제프리 페퍼는 나르시시스트를 위험한 사람이라고 칭하며, 좋은 아이디어인데도 '안 되는 이유'만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을 돋보이려 하는 나르시시스트의 음모에 속아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이는 조직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작은 팁이다. 

 

 알리바바 마윈의 성공 신화를 계기로 전세계를 비롯한 우리나라도 뒤늦게 규제 철폐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보다 후진국이었던 중국은 이미 많은 수의 '신성한 암소'를 처단했습니다. 중국은 전통 시장의 리어카에서도 폰만 갖다대면 결제가 끝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카트에 물건만 실으면 계산이 완료되는 마트가 있습니다.
 오히려 성장한 국가들이 그들을 지키기 위해 만든 규제가 다시 화살이 되어 돌아옵니다. 우리를 지키려고 만든 법이 다시 우리 발목을 붙잡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지요. 그래서 높으신 분들은 법도 잘 피해다니고 죄의식도 느끼지 않나 봅니다. 
 주장도 소신도 없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반대만 일삼는 똑똑하신 의원님들의 모습도 스쳐지나가네요. 

 

 

 

-발본색원(拔本塞源)   

  뽑을 발, 무성할 패   근본 본   막힐 색, 변방 새   근원 원 <- 한자 출처는 네이버. 다음은 세 번째 한자가 안 나옴;;

  • 좋지 않은 일의 근본 원인이 되는 요소를 완전히 없애 버리다

-발본색원하다

  • 뽑아서 없애 버리다

 

-비슷한 말

  • 거기지엽(去其枝葉) 가지와 잎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어떠한 사물이나 사건의 중심이 되는 부분을 없앤다는 말이다. 

- 예문

  • 모든 문제를 근본적으로 발본색원하여 일도양단하듯 그렇게 명쾌하게 해결해 드릴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는 물론 없소이다.(일도양단하다 : 선뜻 결정하다.  한 칼에 두 개로 베다.)

  • 유흥가에 기생하는 폭력 조직을 발본색원하기 위해서 수많은 경찰이 투입되었다.

  • 부조리의 발본색원.

  • 경찰이 조직폭력배들의 발본색원에 나섰다.

  • 대학 입시에서의 부정행위는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 영어 표현

  • eradicate sources of
  • (근절하다. 뿌리뽑다) (정보) (~의, ~으로부터, ~을) 
  • lay the ax to the root of 
  • (거짓말) (그) (도끼) (근본적으로)                                  (출처: 다음사전) 분발하세요.

 

사람들이 왜 새로운 생각을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오래된 생각이 두렵다. -존 케이지

 

2019/08/09 - [♤ 기억하고픈 책의 꼭지/날 동기부여하라] - 결재는 언제 받는 것이 좋을까, 커피를 더 많이 파는 방법. 착각하는 CEO -유정식 2/2. RHK

착각하는 CEO
국내도서
저자 : 유정식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RHK) 2013.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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