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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 터치/일상이 추억

화끈한 전투식량 불닭비빔밥을 먹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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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세계 과자 할인상점에서 전투식량을 보았습니다. 

군대에서 제일 처음 먹었던 전투식량이 떠올랐습니다.

선뜻 내키진 않았지만 '지금쯤이면 그때보다는 수준이 높아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계산을 하고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마치 원하지도 않는 강제 배식을 받은 것처럼 무심하게 구석에 던져놓았습니다.

간혹 눈에 뜨이긴 했지만 손이 가진 않았습니다. 

'8월이면 유통기한이 끝나는데? 그때쯤이면 더 맛이 없어지겠지? 이러다 놓치면 버릴지도 모르고...'

구석에 박혀있던 전투식량을 일부러 식탁 위로 옮겼습니다.

그러고도 몇주가 흘러갔습니다. 지저분해서 치울까도 생각했지만 그럼 유통기한을 넘기게 될 테니...

 

'괜히 샀나?'라는 생각과 함께 과거의 기억이 또다시 강제 소환되기 시작했습니다.  

 

전투식량이 익는데 필요한 시간은 10분!

그러나 교관의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자 지금부터 3분 만에 다 먹는다. 실시!"

"실시"

복명복창은 했지만 다들 손은 멈춰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익게 하기위해 다들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빨리 안 먹나!!"

후다닥 그제서야 얼굴을 숙이고 닫혀있던 봉지를 열었습니다. 

후끈한 김이 설익은 냄새를 몰고 얼굴을 뒤덮습니다. 

숟가락을 찔러보니 서걱서걱하는 소리와 함께 밥이 서로 밀어냅니다. 

원래 맛이 없어 보였지만 딱딱하니 더 맛없고 이젠 이에 끼일 자리도 없습니다. 

억지로 밥을 먹은 후 다시 오후 일과가 시작되었습니다.

일과는 늘 구보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급하게 쑤셔넣었던 전투식량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이걸 뱉을까 두리번거리다가 교관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저도 모르게 밥을 꿀떡 삼켰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욱여넣은 밥은 다시 올라왔고, 그때부터 되새김질이 시작되었습니다.

슬쩍 곁눈질로 옆전우를 보니 토끼눈이 된 전우도 뭔가를 열심히 씹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군대의 전투식량 첫경험은 슬프고도 웃기게 마무리되었습니다.

 

 

결심했습니다.

이거 빨리 안 먹으면 자꾸 생각날 테니 지금 먹어 없애자고...

 

요즘에는 3분 만에 밥을 다 먹으라고 하거나 5분 만에 샤워를 하라고 하는 일은 없겠죠?

훈련소에서는 시간이 부족하니 아직 있을 수도 있겠네요.

 

이번에 구입한 전투식량은 육해공 야전식량 불닭 비빔밥입니다. 

군대에서 먹던 거랑은 맛이 다르겠지만 느낌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군대 전투식량은 두 가지 있는데 물을 안에 붓거나 카레처럼 통째로 넣고 물에 데워서 먹는 방식이 있습니다. 맛은 후자가 훨씬 좋습니다. 

포장지 개봉 후 비빔장은 빼놓고, 150ml의 물을 붓고 지퍼를 닫은 후 10분간 기다리면 됩니다. 아주 간단하죠. 전투 중에 먹어야 하므로 아주 단순합니다. 전시 상황에서는 냄새가 나는 것도 위험할 수 있으므로 불닭 같은 장은 꿈도 못 꾸겠죠?^^ 

물을 끓이다 보면 증발할 것 같아서 160ml 정도를 데웠습니다.

밥을 보니 또 군대 생각이 나는군요.

50명의 장병들이 입을 오물거리며 뛰는 장면이...

 

정체불명의 불닭 소스도 있습니다. 

 

물을 부어보니 150ml는 모자라네요. 200ml는 끓여야겠습니다. 

 

불닭소스를 다 넣어버렸더니 너무 매워서 밥을 거의 1인분 추가해서 넣었습니다. 

밥알은 예전보단 나았지만 역시나 자주 먹고 싶진 않습니다. 

캠핑이나 등산 때 챙겨가서 먹기엔 간편하지만 굳이 집에선 안 먹을 듯합니다. 

전투식량 중에서 맛있는 것도 있고 맛없는 것도 있으니 취향에 맞게 골라 드시면 좋겠네요.

전투식량은 역시 미군전투식량이죠. 애피타이저에 디저트에 코스요리가 들어있던 충격!

오늘은 맵고 짠 걸 먹었으니 우유를 보충해야겠습니다. 

오랜만에 군대리아도 생각나네요. ㅋㅋ

 

가끔 군대리아 해 먹었었는데 그게 어찌 그리 맛나던지,

군대리아 재료는 햄버거빵, 저렴한 패티, 기름낀 계란 프라이, 삶은 감자, 양배추, 케첩, 마요네즈, 우유, 치즈 슬라이스 한 장 그리고 가장 중요한 딸기잼. 

이번 주말엔 오랜만에 군대리아에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전투식량 #야전식량 #군대리아 재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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